국민연금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용돈 받는 25일

근로복지공단 보험가입부 | 2017-12-13 00:00
               


저는 중학교 1학년 남자 아이를 둔 38세 주부입니다. 대학 선배인 남편과 5년여 연애 끝에 결혼하였었습니다. 육아는 꼭 제 손으로 하고 싶어 2년이 채 안되었던 직장생활을 접고 전업주부로써 지난 10여년을 보냈습니다. 24세 때 결혼하여 초보엄마 역할도 힘들어 국민연금 개념조차 없었습니다. 단지 “세금”이 빠진 나머지가 남편 월급통장으로 입금되는 줄만 알았습니다. 남자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기도 했지만 제가 이렇게 빨리 연금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하여 관심 갖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이 시작할 때 쯤 청천벽력같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경찰서에서 걸려온 남편의 사망 소식이었습니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항상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남편이었기에 죽음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슬픔이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말을 잘 못했고 아침에 일어나 눈이 떠지는 제 자신이 싫었습니다. 제발 꿈이길 바랐으나, 순식간에 장례식을 치르게 되었고, 그 후 여기저기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일일이 대답할 기운조차 없었습니다.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국민연금공단 직원이었습니다. 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것인지 아니면 연금형태로 받을 것인지 심사를 해야 하니 남편의 사망진단서를 비롯한 다른 서류를 갖고 방문하라고 하였습니다. 당시 아이와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커녕 제가 살아 있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공단에 방문하였지만 직원 설명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습니다.



“연금을 일시금 수령해야 하는지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지 심사를 해야 합니다.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 앞으로 생활을 하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도움이 되니 서류를 접수해주세요. 심사를 거쳐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애쓰시지 마시구요. 아무렇게나 해주세요.”



친절한 설명에도 건성으로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며칠 후 유족연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그 분의 전화에도 “네”라며 짧게 대답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도움주기 위해 애써주셨는데 감사인사를 못 드린게 죄송하기만 합니다. 그때는 연금이 이렇게 좋은 혜택인지 몰랐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우연히 수기 공모전 소식을 보고 감사의 말을 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간호사로 여러 직장을 다니다 보니 어느 곳에 근무하나 월급 220만 원을 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취업하기 힘든 환경에서 그나마 면허증이 있어 이렇게 받을 수 있는 게 큰 행운이라 생각하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따로 요구하지 않아도 매달 25일이면 이제껏 한 번의 착오 없이 입금되어온 30만 원이 넘는 유족연금입니다. 이 돈은 제 월급의 15%가 넘는 금액입니다. 이 돈으로 휴대폰 요금, 인터넷 요금, 아파트 관리비 등 공과금을 해결합니다. 그리고 유족연금이 입금되는 날은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는 날입니다. 저와 아이를 두고 간 남편이 밉다가도 매월 25일 유족연금 입금 문자를 볼 때마다 남편이 납부한 국민연금 보험료로 제가 이렇게 큰 혜택을 누리는구나 싶어 남편이 고맙고 미안하고 또 많이 그리워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신문에서 종종 국민연금에 대한 기사를 읽곤 합니다. 다른 제도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도 사회 환경과 국민 요구에 맞춰서 개선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급권자로서 든든한 사회안전망임을 몸소 체험하고 있어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10년도 불입하지 못한 남편의 연금 보험료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시고, 바쁘게 살다가도 25일만큼은 남편을 추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국민연금공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심사 전에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안내해주셨던 직원분께도 이제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7-01-30]


출처:국민연금 뉴스-따뜻한 세상 ( ☞ http://bitly.kr/45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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