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민연금 반납제도는 행복의 길

근로복지공단 보험가입부 | 2017-12-13 00:00
               

※ 2016 국민연금 온라인 캠페인「따뜻한 국민연금, 온기를 나눠요!」의 사연모집을 통해 선정된 수상작입니다.


국민연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말이다.
1988년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만 해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매월 급여에서 원천징수해가니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IMF라는 이유로 사퇴를 권고 받았다. 종신직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앞으로 살아갈 길이 아득하기만 했다. 1996년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중학교에 입학한 딸이 있었다. 회사에 자녀 학자금을 100%지원해 준다는 내규가 있었지만, 희망퇴직을 당해야 하는 현실에 한숨만 나왔다. 그때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종신직이라 생각했던 회사에서 권고퇴직을 당했다>



현재까지 불입한 국민연금을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자녀의 중,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교복, 가방, 등록금등 우선 처리해야 할 일이 급했기에, 퇴직 결정이 떨어진 다음날 반환일시금을 신청하여 급한 불은 껐으나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대기업 차장이 일순간에 일용직 근로자가 되었는데 그마저도 일자리를 얻기 어려웠다. 그러나 쌀밥, 보리밥을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 새로 얻은 일은 주차장 관리원이었다. 노상 주차장은 한여름이면 폭염이 도로를 달구었고 겨울에는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 노상주차장에서 장장 4번의 여름과 4번의 겨울을 맞으며 고통의 삶을 헤쳐 나갔다.


 
<대기업에서 퇴직 이후 시작한 노상주차장 관리 근무>


그 다음 하게 된 일은 건물 내 시설관리업무로 그나마 노상의 찌는 듯한 더위와 살얼음 같던 추위를 피할 수 있었다. 항공사 퇴직 후 올해로 18년째를 맞는다. 퇴직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쉼 없이 최 밑바닥 박봉의 인생을 살아왔지만 한 번도 좌절해 보지 않았다. 찾아온 시련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이겨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책정된 급여가 얼마인지를 떠나 감지덕지한 마음으로 달려갔다.



최저임금제가 있지만, 영세 사업자는 그마저도 지키기 어렵다. 내가 일하고 있는 사업장도 급여 부분이 낮게 책정되어 있어 연금 공제 부분도 적었고 나중에 받을 노령연금액이 적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어느 날, 향후 진행될 국민연금에 대한 개인 공지사항이 기록된 통지서 한 장이 집으로 배달되었다. 2016년 9월 이후 평생 연금으로 받게 될 월 예상 연금액이 41만 원이고 과거 대기업 퇴직 시 일시금으로 지급받은 부분에 대한 반환금(원금+이자) 2,500만 원을 완납하면 월 90만 원 정도선이 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국민연금 가입내역확인서에서 "반납"을 보고 희비가 교차했다>


그 순간 희비가 엇갈렸다. 반환금을 낼 수 있다면 월 9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절호의 기회지만, 월 급여 100만 원 남짓을 받는 현재로써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금융기관 대출도 어려워 속앓이를 하던 중 사전 예고 없이 형제들이 사는 곳을 찾아갔다. 마주앉은 순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용기를 내어 반납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형제들은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형제간에도 돈이야기가 나오면 정색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 남도 아니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 입장이 이렇다는데 어쩌겠느냐? 우선 내가 1,500만 원을 지원하고 누님이 1,000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매듭짓자"며 마무리 짓는 형님의 모습이 그날따라 넘 멋져 보였다.



형제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반납금을 납부하고 2016년 9월 처음으로 국민연금을 수급했다. 물론 향후 3년 동안은 형제들로부터 빌린 반환금액에 대한 원금을 갚아나가야 하기에 연금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을 전혀 못하며 살아간다. 그래도 3년 후 64세가 되면 월 100만 원을 받는 연급 수급자로 재탄생 하게 된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그날이 오면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형제들의 도움으로 국민연금 반납 후 연금수급자가 되었다>


1988년 탄생한 국민연금. 그때는 멋모르고 넘어갔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생각해 보니 만약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우리 서민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지, 또 반환일시금 반납제도가 없었다면 과연 이 상황의 나는 또 어찌 되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아버지 세대까지만 해도 자식에 의존해서 노후를 살아왔지만 지금은 본인 스스로가 향후 삶을 책임져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복지사회로 가는 지름길 중 제일 우선이 국민연금 도입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선견지명을 발휘하여 이런 제도를 도입한 정부기관에 감사드린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


 




[2016-12-27]


출처:국민연금 뉴스-따뜻한 세상 ( ☞ http://bitly.kr/7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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