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노년을 시원하게 적셔줄 '국민연금'

근로복지공단 보험가입부 | 2017-12-13 00:00
               

(2017년 국민연금 수급자 생활수기입니다.)


노인은 찾아주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늙고 병든 몸엔 눈먼 새도 안 앉는다고 했듯이 병든 노년의 생활은 정말 출구가 없는 암담한 생활입니다. 젊어서는 돈, 돈하며 돈을 벌다가 노년엔 병, 병하며 돈을 쓴다고 하더니, 팔십이 내일모레인 나도 한마디로 병주머니인 셈입니다.


간 내 몸을 공격해온 병 중 가장 큰 병은 만성신부전입니다. 


몇 년 전에는 심근경색으로 심장에 3개의 스탠드도 꽂았습니다. 뇌경색 치료, 당뇨로 인한 망막 손상, 임플란트 등 병원비며 약값으로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내는 “돈 없는 건강은 반병(半病)”이라는 친정어머니 말씀이 생각난다며 국민연금마저 없었다면 큰일 날 뻔 했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나는 항상 젊다고만 생각하고 노후를 안이하게 생각했습니다. 20년 가깝게 다니던 회사에서 57세에 명예퇴직 당하고, 1997년 11월에 퇴직금 1억 2천만 원과 명퇴금 2억 5백만 원을 들고 당당하게 퇴사했습니다. 어디라도 취업이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때 직업훈련원을 운영하던 고교 동창이 접근하여 공동경영을 제안하였습니다. 난 두말 않고 투자하기로 마음먹고 퇴직금 전부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훈련원은 훈련비를 착복한 것이 적발되어 있었고, 원장은 형사 고발되어 훈련비 반환청구소송은 물론 추징금까지 선고받은 처지였습니다. 결국 훈련원은 면허 취소당하고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나는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불행은 떼를 지어 온다고 했던가. 아파트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여 길거리로 내몰리는 꼴이 되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번쩍 생각나는 게 있었습니다. 그동안 직장에서 1988년 국민연금이 시작될 때부터 꼬박꼬박 부어왔던 국민연금입니다. 우선 국민연금이라도 해지해서 지하 단칸 셋방이라도 얻자고 하자 아내는 펄쩍 뛰었고, 국민연금마저 없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며, 3년 후 60세가 되면 죽을 때까지 평생 꼬박꼬박 국민연금이 나올 텐데, 그것마저 포기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나는 앞뒤 안 보고 반환일시금으로 1,650만 원을 받고 국민연금을 해지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월세를 얻어 이사했습니다.


얼마 후 나는 목수 일을 은퇴하고 귀농하신 장인어른을 뵈러 시골을 찾았습니다. 장인어른은 그날도 오래된 폐가를 수리하고 있었습니다. 떠난 주인이 덮은 우물을 다시 살리겠다며 흙더미를 치우고 있던 장인어른이 말했습니다. “국민연금마저 해지했다는데, 그럼 늙어서 무슨 힘으로 노년을 버틸 것인가?” 그 말끝에 목수 일을 하면서 못 받았던 미수금이 들어왔다면서, 그 돈을 내주며 당장 국민연금을 살리라고 했습니다. 목이 마를 때 우물물 같은 국민연금조차 없으면 노년의 삶도 없다면서 열심히 벌어 갚으라고 하였습니다.

장인어른의 배려로 국민연금을 살렸고, 아내와 나는 돈을 갚기 위해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출판사에서 밤새워 교정하는 일, 박람회 홍보일, 나중에는 건설현장 야간 경비일도 보았습니다. 현장소장은 뇌경색으로 한쪽 다리를 절룩이는 나를 보고 일을 볼 수 있겠냐고 했지만, 나는 경광봉을 움켜쥐고 호루라기를 불어가며 야간 순찰을 돌았습니다. 어두컴컴한 현장을 순찰할 때면 문득 “살려 놓은 국민연금이 병든 노년에 마른 목을 적셔줄 우물물이 될게다!”라는 장인어른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걸핏하면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장인어른이 살고 있는 시골집을 방문합니다. 

폐가는 멋진 집으로 바뀌었고, 흙더미에 묻혀 있던 우물은 날마다 맑은 물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그 우물은 가뭄으로 동네 우물이 모두 말라도 한 번도 마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시골집에 도착하면 맑고 시원한 우물물을 벌컥벌컥 마십니다. 그걸 본 장인어른은 한마디씩 하시곤 합니다. “살려놓은 국민연금도 저 우물물처럼 목마른 노년을 시원하게 적셔 줄 것이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저 우물물처럼 평생 도움을 줄 것이다!”


정말 장인어른의 말처럼 17년 동안 한결같이 매달 60만 원 정도의 국민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받은 금액만 해도 1억 원이 넘을 것입니다. 나는 그 돈으로 병원비와 약값을 지불하며 노년의 병마에 맞서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마르지 않는 우물물처럼 병든 내 몸을 평생 적셔 줄 것입니다.


[2017-09-13]


출처:국민연금 뉴스-따뜻한 세상 ( ☞ http://bitly.kr/8mf )

목록보기
이전글 국민연금! 노후의 안전장치
다음글 며느리의 깜짝 선물